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뒤늦게 코로나 확진 격리 후기

엄마,나로서 O작가의 일상

by O작가의 story 2023. 6. 17. 20:52

본문

반응형

 

로나 사태가 시작된 후 3년 동안 단 한 번도 코로나에 확진 되지 않은 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랬습니다. 집에 어린 아들이 있다 보니 소독제를 항상 지니고 다니며 신겨을 썼었습니다. 마스크도 꼬박꼬박 쓰고 정말 조심하면 편이었습니다.

우리 시에서도 유치원 생이 코로나로 열이 나는데 받아 주는 병원이 없고, 소아 병동이 많지 않아 3시간이 걸리는 지방에 내려가서도 병원을 못 찾아 앰블런스 안에서 사망 했다는 소식도 듣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열이 얼마나 무서운지 싶어 어린 아들을 위해 조심하고 또 조심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서 뒤늦게 코로나 확진 판단을 받았습니다.

11일 일요일에 아들 친구들과 아들 친구네 부모들과 동네 산의 둘레길을 운동 삼아 1시간 넘게 걷고 나서 함께 기분 좋게 저녁 밥을 함께 먹고 집에 들어 왔었습니다. 다음 날, 그 중에 고참 언니인 아들 친구의 엄마가 확진이 됐다는 소식을 전해 오더니 그날 함께 있었던 사람들이 줄줄이 걸렸습니다.

다들 애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부모들이라 밥 먹을 때 빼고는 아직도 애들과 함께 마스크를 쓰고 다녔었습니다. 그런데도 이제야 뒤늦게 확진이 되었습니다.

나는 화요일 오전에 아이를 등교 시키고 집안 일 하다가 뭔가 느낌이 조금 이상해 자가 키트를 했더니 두 줄이 나왔습니다. 난 부랴부랴 마스크를 쓰고 단골 이비인후과에 전화를 하고 달려 갔습니다. 바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약을 타서 집에 오니 몇 시간 있다가 문자 메시지가 왔습니다.

 

 

 

보건소에서 온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처음엔 URL 조사서를 쳐다 보다가 보건소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습니다. 요즘 하도 보이스 피싱이다 해킹이다 문자 메시지도 괜히 잘못 누르면 일이 생기는 시대라 이거 맞나 싶었습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다다음날 학부모 단톡방에서 카톡이 떴는데 다른 엄마도 보이스 피싱 걱정으로 url 조사서 클릭 안 했는데 작성 해야 되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조사서를 작성하면서 보니 이제는 코로나 격리가 권고 사항이 아니라고 써 있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5일 격리에 참여하는 사람만 생활 지원금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5일 격리에 참여 할 거냐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학부모들 중 대부분은 회사에서 출근하라해 출근도 했습니다. 거리두기가 풀리고, 격리 권고 사항이 달라지다 보니 이제는 격리 안 하고 출근 하라고 하면 출근 해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대신 격리를 안 하면 생활 지원금이나 휴가 지원비는 일체 한 푼도 못 받는다고 합니다. 물론 학교에서는 격리가 권고 사항은 아니지만 어린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격리 기간 동안 학교를 보내지 않습니다. 보건소에서 온 확진 확정 문자를 담임 선생님께 보내드리면 결석 처리도 하지 않습니다.)

나는 코로나 5일 격리에 참여를 한다고 표시를 했습니다. 몸살 기운이 있어서 운전도 불가하고, 느낌이 영 좋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코로나 격리 생활 지원금을 지원해 주는지 몰랐습니다. 거리두기 풀리고 나서는 없어진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코로나 5일 격리자들은 이렇게 생활 지원금이라 휴가비 지원금이 조금씩 나온다고 했습니다. 격리가 끝나는 다음 날부터 동사무소나 신청 홈페이지에 들어 가서 신청하면 된다는 겁니다.

그렇게해 격리에 들어 갔습니다. 아들과 남편은 거실과 침실에서 지내고, 나는 아들의 방에서 문을 닫고 혼자 스스로 격리를 했습니다.

(스스로 격리하기 전에 기운 없는 몸을 이끌고 온 집안에 소독제를 뿌리고, 식기들을 끓는 물에 소독하고, 침대보와 이불, 베갯잎, 소파보와 쿠션보를 전부 걷어 세탁기와 건조기를 돌려 놓았습니다.)

역시 좋지 않은 예감은 왜 틀리지를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온 몸에 기운이 빠졌습니다. 식은땀이 줄줄 났습니다. 목은 크게 아프지 않았습니다. 살짝 간질간질한 정도였습니다. 기침도 거의 안했습니다.

그런데 된통 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머리가 지끈거리고, 허리에 근육통인지 통증이 느껴지는데 누운 자리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목은 마르고, 몸은 너무 아프고, 밤새 끙끙 거린 듯 합니다.

다음 날에도 기운은 없었습니다. 하루 종인 약 먹고, 밥 챙겨 먹는 거 빼고는 누워만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꼭 거머리가 내 체력과 기운을 쪽쪽 팔아 먹는 기분에, 머리는 너무 지끈거리고, 허리를 중심으로 근육통 같은 통증이 느껴지는데 배는 고픈데 딱히 맛있게 느껴지는 음식이 없었습니다. 약을 먹어야 하니 밥을 먹긴 먹었습니다.

과일이 제일 땡겼지만 챙겨 달라고 할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린 아들한테 챙겨 달라고 할 수도 없고, 남편은 원래 생전 "많이 아프냐? 뭐 좀 먹었냐? 먹고 싶은 건 있냐?"를 절대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라 과일 사다 달라고 부탁하기가 말이 안 떨어졌습니다. 그냥 참았습니다.

다행히 아이 등교는 남편이 시키고, 아이 하교는 피아노 원장님께서 집 앞까지 데려다 주셨습니다. 친한 학부모 언니는 소고기를 배달 시켜 주었습니다. 잘 챙겨 먹으라면서 말입니다. 교회 구역장님은 새우 볶음밥과 오렌지 주스, 레모나를 챙겨서 대문에 걸어 주고 가셨습니다. 삼계탕과 아이가 좋아하는 돈까스를 포장 구입해 대문 앞에 걸어 놓고 가신 너무도 고마운 분도 계십니다.

그렇게 격리 5일 째인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은 몸이 많이 좋아지긴 했습니다. 피곤하고 기운 없고, 잔기침을 좀 하고, 가래가 조금씩 끼는 것만 빼고는 말입니다.  

 

거리두기 해제에도 코로나와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는 않은 듯 보입니다. 그저 생활 속에서 적응해 가는 과정일 뿐이지 아직도 확진자는 꽤 되는 듯 합니다.

요근래 칠레에서는 마스크 의무화가 다시 시작 됐다고 들었습니다. 새로운 호흡기 질환의 유행이 시작되어서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이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합니다. 각자 자신들의 건강을 그 어느 때보다도 챙겨야 하는 시기인 듯 합니다. 면역력에도 말입니다.

나는 아침에는 사과 먹기, 저녁에는 따스한 생강차 마시기를 계속하고 있는 편입니다. 남편과 아들에게도 습관화 시켜 놓은 상태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산의 둘레길 걷기, 산 정산까지 등상하고 오기를 다시 시작한 지 한 달 째입니다.

모두든 이 바이러스 시대를 함께 이겨 나가며 힘냈음 합니다.

728x90
728x9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