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보고 교회 밖으로 나오니 비가 엄청 퍼붓고 있었습니다. 어른 다섯에, 아이 세 명인, 우리는 등산도 갈 수가 없고해 점심밥이나 같이 먹기로 했습니다. 마침 초복이 코 앞이라 백숙이라도 먹자며 각자의 차를 몰고 애들과 백운 호수로 달려 갔습니다.
처음엔 백숙집으로 갔는데 워낙 대기가 많아 애들이 배고파 할 것도 같고, 어른들고 배고프고 해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래서 간 곳이 백운호수 안에 위치한 가나안덕입니다.
나는 아들 어릴 때 친정 식구들과 가나안덕에 가끔 오곤 했었는데 이번에는 진짜 3년인가 4년 만에 간 듯 합니다.
다행이 주차 자리가 3군데인가 4군데 남아 있어서 우리는 오리 고기 전문점임 가나안덕 식당 앞 마당에 주차를 하고 식당 안으로 들어 갔습니다.
가나안덕의 식당 건물 입구 앞과 바로 옆에는 화토와 식물들로 꾸며져 있고, 나무로 된 테이블로 휴식 공간이 꾸며져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두더지 게임기와, 뽑기와 유아용 탈 것도 2개가 설치돼 놓여져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애들은 이제 초등생이라 그런지 관심을 안 보였습니다. 아니면 배도 고프고, 비가 내리는 날이라 관심 보일 정신이 없었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일단 애들까지 9명이라서 맨 안쪽에 바깥이 훤히 내다보이는 긴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앉아서 메뉴판부터 쳐다 봤습니다.
오리고기 전문점인 백운호수의 가나안덕에 도착한 시간이 1시간 훌쩍 넘은 시간이었습니다. 요즘 어디나 그렇듯 3년인가 4년 만에 왔더니 요즘 물가에 맞춰 가격이 올라 있긴 했습니다.
구이용 생오리 한마리와 진흙구이를 주문 했습니다. 그런데 진흙구이는 원래 식당에 오기 전 전화로 3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만 먹을 수 있답니다. 우리는 먹고 싶은데 어쩌지 하다가, 직원 분이 3시에 진흙구이 예약하신 분이 있는데 못 오신다 하는데 그걸 드려도 되냐고 해서 그렇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오리 진흙구이랑 백숙은 꼭 식당에 전화해 3시간 전에 예약해야만 먹을 수 있답니다.
우리는 진흙구이가 나오기 전에 생오리 구이로 배를 채우기로 했습니다.
기본 반찬을 무 짱아찌에, 양배추 절임에, 김치에, 마늘과 장에, 양파 절임에 깔끔하고 간단합니다. 반찬이 모자라면 카운터 옆에 있는 셀프 바에서 더 가져다 먹으면 됩니다.
기본 반찬으로 가져다 주지는 않지만 셀프바에 가면 된장 배추국과 동치미도 챙겨다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로 녹두죽을 줍니다.
이 녹두죽 속이 편하고 부드럽고 담백해서 좋았습니다. 남자들은 한 번만 먹었지만 여자들은 두 번이나 먹었습니다.
녹두죽은 더 먹고 싶으면 처음에 녹두죽을 담아 줬던 저 대접을 갖고 있다가 저 대접에다가 더 먹게 더 담아 달라고 해야 합니다.
드디어 불판이 올려지고 숯불 옆에 은박지에 싸여 있는 고구마도 넣어 줍니다. 그리고 구이용 생오리도 한마리 나왔습니다. 2인용의 양이랍니다.
우리는 일단 양념이 안 된 구이용 생오리 고기를 구워서 애들 셋을 먼저 챙겼습니다. 애들은 공기밥 한 개씩 주문해서 놔 주고 생오리 구이를 구워서 애들 접시에 나눠서 다 담아 주웠습니다. 우리는 생오리를 맛만 봤습니다.
3년 전인가 4년 전에 가끔씩 왔을 때처럼 맛이 변함없이 담백하면서도 맛있었습니다.
어른들도 본격적으로 먹기 위해 아이들 다 챙겨 주고 나서 오리 고추장 주물럭을 한 마리 주문을 했습니다. 어린 아들 먹이느라 식당에서 양념된 고기를 주문하는 건 오랜만이었습니다.
너무 맵지도 않게 달지도 않게 양념이 잘 베어서 구웠는데 불맛까지 느껴져 너무 맛있었습니다. 쌈에 싸서 양념장 없이 싸 먹어도 맛있고, 무쌈에 싸 먹어도 맛있었습니다.
오리고기의 담백하고 씹히는 맛에 고추장 양념의 감칠맛이 오랜만에 너무도 맛있게 먹은 듯 합니다.
그렇게 먹고 있다 보니 숯불 옆에서 은박지에 싸여 있던 고구마가 익어 있었습니다. 은박지를 벗기고, 뜨거운 고구마 껍질을 조심하며 벗겨 냈더니 노랗고 먹음직스럽게 익은 군고구마의 비주얼이 모습을 드러 냈습니다.
역시 군고구마는 숯불에 굽는게 최고인 듯 합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해 먹을 수가 없어서 이럴 때 맛있게 먹어 두는 게 좋은 듯 합니다.
그리고 3시간 전에 예약을 하고 와야만 먹을 수 있다는 오리 진흙구이가 드뎌 나왔습니다. 비주얼이 너무도 '우와~~'였습니다.
친정 엄마가 이 오리 진흙구이를 좋아하셔셔 동네에 있는 잘하는 오리 진흙구이 식당을 일년에 두 세번을 들려서 먹곤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식당이 없어져서 정말 오랜만에 먹는 진흙구이였습니다.
3시간이나 정성 들여 구운 거라 담백하고 고소하고, 너무도 맛있었습니다. 진짜 몸보신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우리는 코스 요리 먹듯 오리 고기를 종류별로 먹었더니 배가 부르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남자 두분이 소주를 드셔서 안주로 뜨끈 얼큰한 오리탕도 뚝배기로 하나 주문을 했습니다. 뚝배기에 담겨져 국물이 자작하고 얼큰해 보이는 오리탕이었습니다. 해장도 되고 맛도 괜찮았습니다.
식사를 다 하고 나면 입구에 서비스로 설치돼 있는 커피 머신기에서 아메리카노나 밀크 커피(믹스커피)를 뽑아 마실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배불리 먹고 애들과 백운호수 산책길을 한 바퀴 걸어서 산책하고 돌아 왔습니다. 입맛도 맛있게 몸보신 하는 느낌으로, 오리 전문점인 백운호수의 가나안덕에서 포식하고 온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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