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열풍이 언제 끝날지 정말로 아이러니입니다. 내가 어릴 때도 있었던 캐릭터입니다. 참으로 오래도 가는 듯 합니다. 솔직히 미국도 헐리우드 영화로 한 번 인기 캐릭터 만들면 몇 십 년을 세대를 이어서 흥행을 하는데, 일본도 보면 캐릭터 하나 만들어 이렇게 몇 십 년을 세대를 아울러 인기를 끄는 것도 능력이겠지요?
(일본 만화인 슬램덩크가 다시 인기를 끄는 현상을 봐도 그런 듯 합니다. 마음이 어렵고 경제가 불황인, 시대에 점점 더 과거를 이끌어 내는 시대적 인기 변화가 어찌 보면 재미있고, 반갑지만, 어찌 보면 얼마나 현실에 대한 사람들의 회피력과 힘든 공감력이 사극이나 판타지나 과거의 인기 캐릭터들을 소환하는 걸까 싶기도 합니다. 벗어나고 싶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싶습니다.)
우리 아들도 포켓몬 카드를 사 모으더니, 그 다음에는 포켓몬 도감이란 책까지 사서 참 그 어렵고 많은 캐릭터 이름을 줄줄 외웁니다. 아들이 옆에서 쫑알쫑알 얘기해 주는 그 많은 포켓몬 캐릭터 이름들을 나는 들어도 기억을 못합니다. 듣고 바로 까먹는 듯 합니다. 그러면 아들은 자신이 얘기해 줬는데 엄마는 왜 기억도 못하냐고 잔소리입니다.
포켓몬 카드 다음으로는 포켓몬 띠부실이었습니다.
저 포켓몬 띠부실을 모으려면 포켓몬 빵을 사야 합니다. 포켓몬 빵도 참 종류가 다양합니다. 초코 빵에, 치즈 빵에, 버터 샌드위치에, 컵 케이크에, 보라색 빵에, 나는 빵 이름도 다 못 외웁니다.
저 띠부실을 위해 사는 빵을 한 번을 대형 마트에 가서 한 번만 줄을 서서 사다 달라는 겁니다. 대형 마트에서 사는 포켓몬 빵은 한 봉에 1천원 대 입니다. 2천원이 안 넘습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포켓몬 빵은 2천원이 넘겨너 3천원 대입니다. 나는 긴 줄 속에 서서 기다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더구나 포켓몬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 달라는데, 뭘까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딱 한 번 줄을 섰습니다. 정말 놀랬습니다. 아들을 등교 시키자 마자 뛰어가 줄을 섰는데 벌서 와 줄 선 부모들과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 몇 십명 이었습니다. 줄 서서 들었는데 새벽 6시때부터 나와서 줄들을 서신다는 겁니다. 마트 오픈 시간 10부 전에 직원이 나와서 줄을 세더니 맨 뒤에서 커트라인 넘는 사람들은 집에 돌아가라고 합니다. 그리고 앞에부터 번호표를 나누어 줍니다. 나는 다행이 오십 번때의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정확히는 51번이었습니다.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은 사람들은 포켓몬 빵을 한 사람에 3개를 살 수 있다고 했습니다. 번호표를 못 받은 사람들은 살 수 없기에 집으로 돌아 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3개를 사서 아들에게 주었지만, 5월인데도 너무 덥고 힘들어서 다시는 줄 못 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렇게 모은 아들의 띠부실은 110장이 넘습니다. 교회 교구장님의 손녀 분은 울 아들 보다 한 살 많은데 200장 넘게 모은 아이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구장님은 손녀를 위해 매일 줄을 서셨다는 겁니다. 그렇게 힘들게 매일 줄 서서 사신 포켓몬 빵 중에 몇 개는 또 아들 가져다 주라고 나를 갖다 주셨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포켓몬 가오레 게임을 해서 모으는 저 게임 팩입니다. 포켓몬 가오레 게임은 한 판에 1,500원을 써야 합니다. 나는 일주일에 한 두번 만 하라고 했습니다. 그 이상은 허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한 번에 2번이나 3번 이상의 게임은 허락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특별하게 좋은 날만 한 게임 더 허락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주말에는 허락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 주말에 가 보니 게임기 앞에 줄을 쫙 서 있는데 정말 놀랜 게, 그 게임 하려고 한 시간 이상씩 그 줄에 서서 기다리는 겁니다. 한 번은 백화점에 갔더니 아는 언니가 혼자 돌아 다니고 있기에 뭐 하냐고 물었더니 아들의 친구인 그 언니의 아들이 포켓몬 가오레 게임을 하겠다고 해 벌써 한 시간에 넘게 기다리고 있다는 겁니다.
게임 한판 하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 나는 아들에게 엄마는 게임 하나 하겠다고 한 시간 이상씩 기다리는 짓은 절대 못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규칙을 정하고 시작한 지 몇 개월 째입니다. 아들 따라 다니다 보니 알게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어느 순간 어른들까지 동전 500원 짜리를 한 웅큼씩 뽑아 들고 줄을 서 있었습니다. 어떤 부모는 아들과 딸과 줄을 서서 게임을 하고 아래 식품관 분식집에서 점심 밥을 해결하고 또 줄을 서서 게임을 하는 것도 봤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야 들었습니다. 게임기 안에 든 포켓몬 가오레 칩이 1성, 2성, 3성, 4성, 5성이 있는데 5성이 제일 높은 칩이고 그 5성 칩 하나가 나오려면 침 50개가 돌고 돌아야 겨우 5성 칩 하나가 나온답니다. 그런데 그 5성 칩 하나를 뽑겠다고 어른들도 줄을 서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흔치 않게 봅니다. 보는 어른들은 자주 봅니다. 거의 매일이나 일주일에 자주 와 있는 듯 합니다. 인터넷에서는 이 열풍 때문에 짝뚱 포켓몬 칩도 4성이나 5성인 높은 것만 만원이나 2만원 심지어 4, 5만원에 판매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아들은 그걸 아빠에게 사 달라고 졸라 몇 개 구매를 해 보기도 했습니다. 짝퉁이라도 게임기에 인식은 되긴 했습니다. 그래서 애들 사이에 짝퉁과 진품 칩을 구별하는 법까지 얘기가 오간답니다. 핸드폰 불빛으로 비춰 보면 안다고도 하고, 방법이 있다는데 나는 모르겠습니다.
아들이 하도 엄마도 한 번 해 보라기에 딱 두 번만 해 봤습니다. 하루는 내가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 있었는데 게임기를 막 두드렸더니 스트레스는 풀리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두 번 째는 그냥 그랬습니다.
(하긴 어릴 때 100원 짜리 손에 한 가득 들고 오락실에 가 보글보글, 테트리스, 갤러그를 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테트리스를 제일 좋아 했습니다. 20살 때는 단짝 친구랑 메이플 스토리를 집에서 컴퓨터로 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저는 4성 한번 뽑아 보고 3성을 3개 뽑아 봤습니다.
그런데 어제, 13일날 아들이 포켓몬 가오레 게임을 하고 처음으로 5성 칩을 뽑았습니다. 어찌나 좋아했는지 모릅니다. 5성을 뽑았다고 같이 줄 서 있던 애들도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들이 뽑으 5성 이름이 다크라이라고 합니다. 아들이 너무 기뻐하는 모습에, 이게 뭐라고 싶으면서도 "그렇게 좋아?"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이 포켓몬의 열풍은 도대체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요즘은 포켓몬 빵 사는게 어렵지 않아 졌습니다. 편의점에 가면 그냥 한 두 개씩 저녁 때까지 남아 있습니다. 포켓몬 가오레 게임 열풍도 조금 있으면 조금씩 사그라 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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